투자약정액 9500억원.. 투자집행 5000억원

 교보생명이 1조원 가까운 자금을 태양광발전시장에 쏟아부으며 `큰손 투자자’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교보생명의 태양광발전펀드 총 투자약정금액이 9500억원, 투자집행금액이 5000억원에 이른다. 미소진 약정액이 아직 4500억원에 달해 올 연말쯤 투자집행액이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지난 2007년 KB자산운용의 신재생에너지펀드에 500억원을 투자하며 관련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국내 최대 투자기관으로 성장한 것이다.

  교보생명은 자산운용사가 설립한　펀드를 통해 태양광발전소에 간접 투자하고 있다. 한개의 펀드로 발전소 지분투자, 선순위 및 후순위 대출 모두 가능하다. 주로 KB 미래에셋 신한BNPP 칸서스 한화자산운용 등의 신재생에너지펀드나 태양광발전 특화펀드에 자금을 대고 있다. 교보생명은 이들 펀드를 통해 전남 신안(17.5Mw)과 전북 고창(18MW)태양광발전소를 포함해 1~25MW급의 156개(해외 2개 포함, 총 248MW)의 발전소에 투자했다. 일조량이 좋고 부지 확보가 안정적인 지방 사업장 중심으로 투자하며 연 평균 수익률은 6~7%를 유지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관련 시장 강자 지위를 굳힌 것은 정부의 저탄소 정책과 신재생 수요에 대한 세계적 수요 확대추세를 읽고 발빠르게 투자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친환경 에너지원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차원의 투자라는 명분도 따랐다.

 시장 초기에는 국민은행 등 은행권도 태양광발전소금융시장에 관심을 보였지만 보험권에 주도권을 내줬다. 은행들은 간접 투자보다 직접 투자방식을 선호하는데 비해 은행들이 다루기에 태양광발전 사업규모가 작고 작고 잔손이 많이가서다. 태양고아발전소 1MW당 투자규모는 30억원이다.

　교보생명이 ‘전주(錢主)’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태양광업자들이 사업 자문을 요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발전소 터만 있고 방향 설정을 하지 못한 사업자들이 애로사항을 털어놓는다”면서 “그러면 리스크 통제가 가능한 금융구조를 짜주는 등 컨설팅을 해준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태양광 REC(공급인증서)가격이 급락한 탓에 수익성이 예전같지 않은 점이 큰손 교보생명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kW당 REC가격이 2011년 하반기 220원대에서 최근 110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가격이 추가 하락하면 투자 확대가 쉽지 않다는 게 회사의 고충이다. 　

이에 교보생명은 발전자회사들이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매각하는 태양광발전 자산이나 수익성이 좋은 일본 태양광발전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원정호기자 won@  기사입력 2014-09-11 06:00:14 
〈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